▲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협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출처 :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교황 최측근 “IS 무분별한 증오에 우려”
“기독교-이슬람 종교전쟁 구도로 몰아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협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바티칸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IS 선전 동영상에서 신성모독을 보여주는 장면과 함께 교황의 사진을 배경으로 “다음에 우리는 로마에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궁지에 몰린 IS가 타 종교와 주요 인사들을 겨냥한 위협을 점차 높이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이 IS의 최후 거점 탈아파르(Tal Afar) 중심지를 탈환했다고 CNN 등 외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동의 거점을 잃은 IS는 기독교의 상징적 인물인 교황을 타깃으로 삼아 서방과의 대결 구도를 이슬람과 기독교 간 종교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IS는 성당과 교회를 대상으로 한 테러를 ‘성전(聖戰)’으로 포장하고, 유럽 내 이슬람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고 있다.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 등 소외된 무슬림들을 추종 세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번에 교황의 테러 위협을 암시한 공개된 영상에서도 이들은 성당을 불로 태우고, 예수의 십자가상을 넘어뜨려 훼손시켰다. IS 전사들은 전임 교황인 베네딕트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을 찢으면서 “불신자들이여 기억하라. 우리는 로마에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교황의 최측근이자 교황청의 서열 2위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은 지난 26일 바티칸에서 “교황을 겨냥하는 듯한 IS의 선동 비디오를 봤다”며 “무엇보다 그들의 무분별한 증오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교황을 수호하는 스위스 근위대 수장인 크리스토프 그라프 대장은 최근 스위스 가톨릭 웹사이트인 ‘Cath.ch’에 “로마가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일어난 방식의 공격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우리는 이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출신 병력 110명으로 구성된 스위스 근위대는 16세기 초 이래 교황의 안위를 지키고, 사도궁을 비롯한 바티칸 시국 내부의 치안을 유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대테러 전술을 숙지하고, 현대적인 무기 사용법도 교육을 받고 있다.

IS가 로마나 바티칸 주변에서 테러를 실제 자행할 경우 그에 따른 충격과 공포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과 이탈리아 당국은 교황 경호와 테러 대비 경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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