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복 전통식생활문화연구원

갈빗살을 다져서 양념한 후 갈비뼈에 얹어 구운 요리를 떡갈비라고 한다.

고기를 다져 떡처럼 모양을 만들어 숯에 구워 먹는 음식. 궁중에서 왕이 즐겨 먹던 가리구이식의 음식이 원형으로, 지역에 유배된 양반들이 먹기 위해 조리법이 전해오던 것을 각 지방 특색에 맞게 발전한 것이 현재의 떡갈비 형태가 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설에 전라도 지방에는 610여년 전 담양에 유배된 사대부가 떡갈비를 전하였고, 경기 지방에는 1910년을 전후하여 궁궐에서 방출된 나인들이 떡갈비를 전하였다고 한다.

송정 떡갈비는 1950년대에 궁중 떡갈비를 서민의 음식으로 발전시킨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송정동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구한말 궁내부(宮內府)의 전선사장(典膳司長)으로 있으면서 궁중요리를 담당하던 안순환(安淳煥)이 1909년경 명월관이라는 요릿집을 개설한 것과 1911년 이왕직의 설치로 궁내부에 소속되어 있던 많은 나인(內人)이 해직되어 출궁 되면서 궁중음식이 대중에 알려지게 되었다. 시기는 대략 일제에 강제로 합병된 1910년경 전후로 봐야 한다.

우리의 떡갈비는 경기 떡갈비, 담양 떡갈비, 송정 떡갈비의 세 종류가 알려져 있다.

경기 떡갈비는 1911년 궁궐에서 해직되어 출궁한 나인(內人)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궁에서 배웠던 음식을 만들어 판 데서 유래한다. 경기 떡갈비는 시루떡처럼 네모지고 납작하게 모양을 만든다.

담양 떡갈비는 610여년 전 노송당(老松堂) 송희경(宋希璟, 1376~1445)이 1404(태종 4)년 담양에 유배 와서 체류하던 기간에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양 떡갈비는 궁중 떡갈비와 동일하게 소고기만을 사용하여 고기를 다진 후 동그랗고 두툼한 모양으로 만들어 소 갈빗대에 붙여 만든다.

담양 떡갈비는 손수 칼집을 내어 내놓는 형태가 원형이기 때문에, 외지인들에게는 송정리식 떡갈비보다는 담양식 떡갈비가 원조 격으로 더 알려져 있다.

담양식 떡갈비는 두꺼운 정육면체로 부치며, 소고기의 쫀득한 맛과 식감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광주광역시의 송정(松汀)은 광주의 오미(五味) 중 하나로 손꼽히는 송정 떡갈비로 이름난 곳이다. 광주 광산구청 인근에는 송정 5일 장터에는 송정 떡갈비 거리가 있다.

송정 5일장이 서는 자리는 나주와 영광, 함평 등지에서 출발하여 광주에 이르는 길목이다 보니 예로부터 큰 우시장이 형성되었다. 그만큼 좋은 고기를 싼값에 구할 수 있었다.

1950년대 밥집을 하던 최처자 할머니가 이가 좋지 않은 집안 어른들을 위해 탁자와 의자를 놓고 숯불에 구워낸 떡갈비 맛이 유명해져 지금의 형제송정떡갈비가 되었다. 

송정 떡갈비는 다른 지역의 떡갈비가 소고기만을 사용하는 반면에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 쓴다. 모양에서는 담양 떡갈비가 두툼하고 동그란 모양에 갈빗대가 붙어 있는 데 비해 송정 떡갈비는 경기 떡갈비처럼 얇고 네모난 모양으로 만들어 갈빗대는 사용하지 않는다. 송정 떡갈비는 소고기에 돼지고기를 섞기 때문에 풍미가 높고, 고기를 갈비뼈에 붙이지 않아서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송정리에 광주 5미(味) 중 하나인 송정 향토 떡갈비 거리가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 2동 830-6 일대에 형성되어 있다. 송정 5일장이 열리는 3, 8, 13, 18, 23, 28일에 맞춰 방문하면 떡갈비를 주문할 시 기본적으로 같이 먹을 수 있는 뼈 국물을 맛볼 수 있으며 대부분 비빔밥을 같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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