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을지대 겸임교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월 7일부터 8일까지 1박 2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그동안 한국 언론에 비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소위 ‘꼴통’ 그 자체였다. 미 대통령 선거사상 세계사에 남을 역사적 오보에 동참했던 한국 언론들이 여전히 깊은 성찰은커녕, 의도적인 따라하기 뉴스에 매몰돼 있는 동안 보란 듯이 진행된 대한민국 국회에서의 연설은, 오랜 기간 북한인권, 통일 운동에 몸담아왔던 우리 모두를 전율케 하고 부끄럽게까지 할 만큼 명문의 메시지를 남겼던 게 사실이었다. 

1963년 6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동·서독 분단의 현장인 체크 포인트 찰리를 찾은 뒤 베를린 시민들을 향해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라고 천명했던 모습과, 1987년 6월 레이건 대통령이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고르바초프 서기장, 이 문을 여시오, 이 장벽을 무너뜨리시오’라고 외쳤던 역사적 메시지를 담은 연설을 한반도의 DMZ에서 하고자 했던 것이 아쉽게도 국회에서의 연설로 변경이 됐지만, 큰 울림과 진한 여운으로 아직도 여기 한반도를 감싸고 있다.

이번 연설문의 구성은 한국 방문에 대한 소감, 6.25전쟁으로 시작되는 한미관계의 형성, 발전, 미래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상, 경제에서의 기적적 성장, IMF 당시 금모으기 운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던 것에 반해, 북한체제의 실패와 몰락, 인류최악의 인권 상황에 대해 지구촌이 함께 행동할 것을 주문하면서, 하나 된 통일한반도로 가야 하는 역사적 책무를 강조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물론 중간 즈음 한국의 여성골퍼들에 대한 언급은 연설의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었고, 골프 애호가인 자신의 기준에서도 경이로운 한국인들의 모습에 찬사와 칭송을 아끼지 않았었다.

북한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우선 북한주민들의 노예와 같은 삶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당국의 부당한 명령으로 고통 받는 노동자, 여성, 영유아, 정치범수용소의 수감자들이 겪는 인권착취에 대해 분노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저울질하고 점수 매기며 국가에 대한 충성도로 등급을 나누는 신노예제도, 기독교인들과 다른 기타 종교인들 중 기도를 하거나 종교를 가졌다가 적발되면 억류와 고문 그리고 대부분 경우에 처형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비극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북한에 대해 자주 쓰던 표현은 노예국가였는데, 이것은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노예제도 해방을 위해 남북전쟁을 불사했듯이, 자신도 노예주민의 해방을 위해 어떤 어려움과 난관이 닥쳐오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겠다는 각오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설이 거듭될수록 점점 안색이 변해가던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날의 명 문장을 통해 우리 모두가 오래도록 기억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한국의 기적은 자유국가의 병력이 1953년 진격했었던 곳, 이곳으로부터 24마일 북쪽까지에만 미쳤습니다. 그리고 기적은 거기에서 멈춥니다. 거기서 모두 끝납니다. 번영은 거기서 끝나고 북한이라는 교도 국가가 시작됩니다.

이곳 한반도에 온 것은 북한 독재 체제의 지도자에게 직접적으로 전할 메시지가 있어 왔습니다. 당신이 획득하고 있는 무기는 당신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체제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립니다. 어두운 길로 향하는 한걸음, 한걸음이 당신이 직면할 위협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북한은 당신의 할아버지가 그리던 낙원이 아닙니다.

우리는 역사상 최악의 잔혹이 이곳에서 반복되도록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땅은 우리가 지키기 위해 싸우고 생명을 걸었던 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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