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뉴시스)

WSJ “교황 진보적 노선에 ‘저항’ 의미 시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핵심기구 수장으로 보수계 성직자를 선출됐다. 미국 가톨릭계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노선에 반발하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美가톨릭 연례주교회의는 반(反)낙태활동위원회 위원장에 캔자스시티 교구의 조지프 나우만 대주교를 선출했다.

보수 성향의 나우만 대주교는 표결 끝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시카고 교구의 블레이즈 커피치 추기경에 96-82로 이겨 反낙태활동위원장으로 당선됐다.

WSJ은 선거 결과에 대해 “미국 가톨릭교회 내 핵심기구인 낙태반대기구에 나우만 대주교가 선출된 것은 미국 내 대부분의 가톨릭 지도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 중인 진보적 노선에 ‘저항’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서 추기경이 대주교에 패배함으로써 오랫동안 이 기구의 위원장을 추기경이 맡아온 관행도 깨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선거 표결 결과를 놓고 의견을 달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근소한 표차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어젠다에 대한 점증하는 지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추기경이 맡아온 관행을 지지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나우만 대주교는 낙태를 강하게 반대해온 인물이다. 그는 “위원회가 이전과 마찬가지로 낙태와 안락사 반대활동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혀 낙태 반대운동을 주도할 것임을 예고했다.

빌라노바대(大) 신학자인 마시모 파기올리는 WSJ에 교황의 생명과 결혼에 관한 메시지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미국 내 주교 대다수가 생명과 결혼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미국 내 가톨릭교회에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를 보여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미국 주교들은 최근 연례 회의에서 이민과 난민 문제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일치된 입장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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