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일 바티칸에서 열린 핵폐기 군축 국제회에서 핵무기 완전 폐기를 주장했다. (출처: 바티칸방송국 캡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류에 위협을 가하는 핵무기의 전면 폐기를 촉구했다.

교황은 10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핵무기 없는 세상과 완전한 군축을 향한 전망’이란 주제의 국제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교황청과 바티칸방송국(CTV)이 전했다.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국제회의에는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 저명한 핵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정종휴 교황청 대사와 의정부 교구 동북아평화연구소 소속의 박동호·강주석 신부, 백장현 선임연구원이 회의 참가자로서 교황을 알현했다.

교황은 핵 관련 전문가들 앞에서 ‘핵무기 완전 폐기’를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동참을 당부했다. 교황은 “핵무기의 이용은 인류와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핵 장치가 자칫 작은 실수로도 폭파할 위험을 고려하면 핵무기의 사용이 야기할 위협뿐 아니라 단순히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도 확고히 규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란치스코 이전 교황들은 상대 국가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지하는 차원의 핵무기 보유는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라고 봤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핵무기 자체가 인류에 위협이라는 메시지를 던져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세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선 반드시 핵 군축이 필요하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날 교황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핵 등 전쟁무기로) 세계가 불안과 갈등,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핵 위기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 간의 갈등이 한반도에 전쟁의 공포를 안기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국제 관계는 군사력과 상호 위협, 무기의 대량 비축 등의 볼모가 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무기 개발과 현대화에 쏟아붓는 돈을 빈자들을 돕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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