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정부는 지난 4월 ‘스마트 제조혁신 비전 2025’를 발표했다. 스마트공장 구축 수요 증대와 구축 가능성 등을 감안해 스마트공장 보급목표를 2020년 1만개에서 2025년 3만개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내년에는 스마트공장 자발적 구축 기업에 대한 인증 제도를 신설한다. 대기업 협력사 인증 호환 등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민간 보급·확산을 촉진하고 업종별 대기업의 협력사의 지원을 유도할 계획이다. 대표 스마트공장을 발굴해 지원금액 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하는 등 인센티브를 통해 스마트공장의 고도화를 촉진하고 구축 기업에 대해서 공장별 전담 코디를 활용한 종합컨설팅을 제공해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유도할 예정이다.

국내외 시장창출 등을 통한 스마트공장 기반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빅데이터, 스마트공장용 센서, 협업로봇 등 유망분야에 2020년까지 2154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을 집중 지원해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을 통해 국내 기반산업 기업들에게 2025년까지 2.5조원 규모의 시장 창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5년까지 현장인력 및 전문인력 등 창의융합형 인재 4만명을 양성하고 스마트공장 시스템 활용역량 제고, 인력 재배치 지원을 위한 중소·중견기업의 재직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확대해 스마트공장 운영, 로봇, 센서 등 분야별 석·박사급 전문 인력에 대한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위해 정책 사업을 시작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빼놓지 않고 추경 예산을 배분해 왔다. 지난해에는 보급·확산에 투입된 추경 예산만 395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추경 예산 215억원이 배정됐다. 추경 투입 결과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예산이 2015년 80억원, 지난해 520억원, 올해 653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또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위한 정부 정책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진다. 정부는 내년도 스마트공장 관련 예산으로 총 802억원(정부안)을 책정했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 653억원보다 149억원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특히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보급·확산’ 사업 예산을 늘렸다. ICT 융합 보급·확산 사업 예산은 올해 438억원(추경 제외)에서 내년도에 640억원으로 202억원 증가했다. 추경 예산이 내년에도 투입된다면 보급·확산 예산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에 치중한 반면에 보안 예산은 소외됐다.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예산을 늘렸지만 보안 관련 예산은 따로 책정하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에 신설하는 ‘스마트공장 수준별 인증제도’를 보안 정책의 일환으로 제시하지만 예산이 5000만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표준화·가이드라인’ 항목으로 예산이 편성돼 있어 보안에만 투자될 예산이라고 보기 어렵다.

보안 전문가들은 랜섬웨어 등 사이버 위협이 산업제어시스템(ICS) 등 공장 핵심부를 겨누는 상황에서 보안이 담보되지 않는 정책은 지속성이 떨어지고 공장을 향한 위협이 기하급수로 증가한다고 경고한다. 2010년 산업자동화 제어 시스템을 감염시키는 웜 바이러스인 ‘스턱스넷(Stuxnet)’ 등장 이후 해커는 공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해커가 철강회사의 용광로 문을 제어하는 사례가 실제 발생했다. 전력선통신(PLC)에 랜섬웨어 침투도 가능하다. 스마트공장이 보편화되고 사물인터넷(IIoT) 등 기술이 공장에 접목되는 스마트공장 시스템에서는 스마트공장 관련 사이버 위협이 더 커진다. 현장에서는 보안 중요성 인식, 예산 부족 등으로 보안 관련 프로그램 구축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실제 스마트공장 구축업체는 보안에 대해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는 랜섬웨어, 침입방지시스템(IPS) 등의 대응은 전무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은 보안 시스템을 자체로 마련하지만 중소기업은 비용·보안 인식 문제 때문에 서버·데이터의 기본 보안 외 IPS, 디도스 등에 대한 방지책은 없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 등의 스마트공장 구축에 보안 예산도 반영되지 않아 중소기업이 자체 보안 설비를 갖추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공장 보급 확대 정책에 못지않게 보안대책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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