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비만과 과체중인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만이 단순히 뚱뚱한 것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이라도 합병증이 있다면 비만 환자로 보고 있다. 근래 들어 비만과 과체중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다. 심지어 미국은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비만 퇴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인구대비 세계에서 비만인구 비율이 가장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남태평양에 위치한 ‘아메리칸 사모아(American Samoa)’다. 이 나라는 전체 인구가 약 6만 5천명에 불과하지만 비만 인구 비율은 무려 75%에 육박한다. 무엇이 이런 현상을 주도하고 있는가. 운동부족에다가 빵, 케이크, 피자, 햄버거 등 살찌는 음식을 먹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육류 중심의 식습관, 열량 섭취의 증가, 고칼로리를 함유한 패스트푸드 영향 등 음식문화의 변화에다가 대중교통 수단의 발달, 사무직 일자리의 증가도 한몫을 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과거 패스트푸드를 일컬어 쓰레기음식이라 부른 적도 있다. 맛은 있지만 건강 면에서 좋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게 아닌가 추측된다. 그러나 요즘 패스트푸드는 미각 면, 영양 면, 건강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가져왔다. 이 모든 게 건강을 염두에 두고 개선한 결과다. 그럼에도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섭취량에다가 가공된 재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에너지 불균형을 유발시키지 않겠는가.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큰 사회적 비용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비만을 줄이고 예방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 하겠다.

비만을 방치한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고도비만 혹은 초고도비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초고도비만 인구가 7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비만 예방을 위한 거대 사회적 움직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일반적으로 비만이라 함은 체질량지수(BMI)가 25㎏/㎡이상을 말한다. 체질량지수의 산정 방법은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누면 된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80㎏, 키가 170㎝인 사람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27.6㎏/㎡으로 산정되는데 이 수치는 비만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국내 모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비만 인구 비율이 약 33%였다고 한다. 전체 성인 3명 가운데 1명이 비만이라는 셈인데 깜짝 놀랄 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수치는 전 세계 비만인구 비율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기준으로 체질량지수가 25kg/㎡이상인 인구가 약 21억명에 달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비만의 심각성은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비만 예방의 일환으로 몇 년 전 미국에서는 ‘Let's move’라는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 진행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가수 ‘비욘세’가 춤에 대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누구든지 쉽게 따라하도록 했다. 그렇다. 강압보다는 저절로 마음에 와 닿는 비만 예방 프로그램 구축이 요구된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뉴질랜드 역시 비만 문제가 사회적 이슈다. 비만이 운동부족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운동요법으로 해결하고자 국가적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밤늦게까지 조깅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어딜 가나 조깅전용공원, 조깅전용도로를 볼 수 있다. 신선한 자극이다. 사실 현대인은 별도로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운동요법을 강화해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아울러 범사회적으로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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