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특정 품목의 수입으로 자국의 업체들이 피해가 예상될 때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국가에서는 관세를 인상하거나 수입 수량을 제한해 자국의 업체들을 보호한다. 이것은 반덤핑보다 강한 규제로 긴급조치인 셈이다. 최근 미국의 가전업체 월풀이 한국산 세탁기로 인해 자신들의 사업이 피해를 보았다며 청원을 해 이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월풀사는 모터나 핵심부품을 미국 공장으로 가져와서 조립하는 경우까지 범위에 넣을 것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가드를 펼쳐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에 한국산 세탁기 수출은 연간 1조원이 넘어서는 것으로 이에 대한 타격은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두 회사의 이미지와 시장경쟁력의 손실은 엄청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세탁기에서 끝나지는 않는다. 이를 시점으로 미국 정부의 자국보호 시스템이 작동해 다양한 품목의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것이다. 월풀사는 미국 제조업자와 노동자들을 들먹이며 ITC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신들의 요구가 정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기업인 출신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우선주의 기조 아래 이해득실을 따지며 공격적인 언행으로 주변국을 긴장시켰다. 모든 기업들에게 미국과 거래하려면 자국에서 사업기반을 잡아야 한다는 반강제 조건에 삼성과 LG는 미국 내에 공장을 짓고 있는 중이다. 이들 공장이 들어설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주는 삼성과 LG 편을 들어주려 공청회에 참여했고 이들에게 부품을 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만 정부에서도 세이프가드 반대의 편을 들러 날아왔다. 모두가 자국 산업과 경제의 타격을 막고자 함이다.

월풀의 청대로 삼성과 LG의 세탁기 수입을 제한하면 월풀의 시장지배력은 증가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좁아질 것이며 시장의 생태는 건전한 성장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현재 미국 내에 건설하는 공장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점을 어필해 세이프가드의 반대를 호소했다. 월풀은 미국 내 최대 가전업체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예전만 못한 매출액과 치고 들어오는 기업들에 비해 떨어지는 기능과 디자인으로 자신들의 가전시장을 내주는 것이 싫었다. 특히 한미FTA 체결 이후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위기감을 느끼고 이들을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벌이고 불공정무역의 실랑이를 잡다가 급기야는 세이프가드 요청으로 이들의 진입을 막아보려는 것이다. 그것도 3년간 50%의 파격적인 관세를 주장하며 완제품은 물론 부품까지 미국 내 제조 물품마저 차별 없는 적용을 시켜 아예 이들의 손발을 끊어버리려는 의도이다.

올 초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 마찰로 무역은 물론 관광객의 왕래마저 줄어 우리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아직 상처 치유도 안됐고 대응도 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제 미국에서의 전자제품의 어택이 들어오니 우리 경제의 내상이 점점 깊어 간다. 우리나라는 물론 현지의 주지사마저 우리 편을 들어주고 있지만 미국은 현재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른 결과치는 우리의 예상을 벗어날 수도 있으니 세이프가드의 발동을 염두에 두고 국제기구 제소 등의 적극적 구제책을 준비해야 한다. 시장이 잘 펼쳐지는 것은 그만한 환경구축이 우선되기 때문이다. 현지 시장서 최우수 제품으로 뽑히며 극찬을 받고 있는 제품이니 이들의 시장은 확보된 것이다. 어려워진 경제는 남의 사정을 봐줄 만큼의 여유를 주지 않는다. 정부는 적극적 개입은 물론 가능한 한 모든 대응책을 펼쳐놓고 이들을 지원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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