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행복한 삶의 터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었다. 그러나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부족, 산업화와 도시화로 발생하는 환경오염 그리고 무분별한 자원개발에 따른 자연 생태계의 파괴 등으로 그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다. 자연환경 파괴나 오염의 증대는 인간이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고 생태계의 질서를 깨뜨리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생태계(生態系, ecosystem)는 생물이 일정한 지위(地位)를 가지고 주변 환경이나 다른 생물들과 어울려 생존하고 있는 자연계를 일컫는 말로 1935년에 영국의 탠슬리가 처음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인간이 생태계에 끼친 영향은 즉시 나타날 수도 있고, 간접적이며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생태계의 보전을 위해서는 생태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우리 삶의 터전인 생태계는 어떤 구조적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어떻게 보존해나가야 하는 것일까.

생태계의 구성 요소는 크게 생물과 비생물로 구분이 된다. 생물 요소는 생태계 내의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과 연계해 생산자, 소비자 및 분해자(分解者)로 구분이 된다. 그리고 비생물 요소로는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유입되는 빛에너지와 산소, 이산화탄소, 수증기 등으로 이루어진 대기 그리고 생물들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는 토양 등이 있다.

지구상의 생물들이 이용하는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의 빛에너지이다. 녹색식물은 빛에너지를 이용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와 뿌리에서 흡수한 물(H2O)로부터 유기물을 만들어내는 광합성 과정을 통해 빛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축적해 공급한다. 그래서 식물이 먹이사슬의 처음 고리인 생산자(生産者)로 불리는 것이다. 식물과는 달리 동물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먹이로 섭취해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간다. 그래서 동물은 생산자인 식물에 대비해 소비자(消費者)라고 부른다.

생산자인 식물이나 소비자인 동물의 사체(死體)는 자연계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분해자(分解者)에 의해 분해돼 다시 이용되는데, 이런 분해자들이 없으면 지구는 바로 동물과 식물의 사체로 메워지게 될 것이다. 분해자는 지렁이, 곤충의 애벌레 등과 같은 대형분해자와 곰팡이나 세균 등의 소형분해자로 구분이 된다.

인간은 잡식성으로 곡식이나 채소,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의 육류는 물론 어류도 먹거리로 섭취한다.사람이 밥과 김치를 먹을 때 1차 소비자이지만, 쇠고기를 먹을 때는 2차 소비자가 된다. 그리고 먹이사슬의 3차, 4차 소비자 위치에 있는 바다 고기를 먹을 경우 4차, 5차 소비자가 된다.

생태계 먹이사슬의 가장 상부에 위치하고 있는 인간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자연자원을 남용하며, 어느 다른 생물들보다 지구 환경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특히 도시화와 산업화에 따른 생활용수나 공업용수의 과도한 배출이나 자원 이용을 위한 자연환경의 파괴 그리고 자동차의 배기가스 등은 생태계의 주요 비생물 요소인 대기, 수질, 그리고 토양 오염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이렇게 인간이 편익을 추구하며 발생하는 생태계의 오염과 파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생태계 보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환경교육을 꼽을 수 있다. 인간이 편익 추구를 위해 생태계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활동으로 지구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파괴돼 가고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알려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는 물론 일반 대중들의 환경교육을 통해 과학기술의 무분별한 이용의 절제와 함께 환경정화와 자원보존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 그리고 과학기술에 의해 발견된 원리를 우리 생활에 편리하면 무조건 실용화부터 시행해 온 선행 관례들에 대한 규제 방안도 필요하다. 과학 연구결과의 실용화 전에 자연 생태계나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제반 영향에 대한 사전 검토도 이루어져야 한다.

생태계 내의 자연법칙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바로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 바로 후손에게 행복한 삶의 터전을 넘겨주기 위해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계의 활용과 보존 방안을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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