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 1천만 시대, 한 해 ‘개 물림 사고’ 1000건 이상
외출 시 반드시 목줄 착용, 맹견의 경우 입마개도 필수
개에 물리면 응급조치 후 병원 방문해 의사 진료 받아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1. 지난달 30일 유명 한식점 한일관 대표 김모씨는 자신의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이웃이 기르던 반려견에 다리를 물렸다. 김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세균·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엿새 만에 숨지고 말았다. 유가족에 따르면 김씨는 사고 당시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가 문이 열리자 갑자기 이웃 반려견의 공격을 받았다. 반려견은 입마개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목줄도 차고 있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2. 지난 6월 전북 군산시에서는 한 어린이가 개에 물려 피투성이가 된 채 한 주유소 안으로 피신하는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반려견 관리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 어린이는 피부이식까지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의 개 역시 목줄도 입마개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최근 집에서 기르던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반려견 1000만 시대를 맞아 반려견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 집 강아지는 절대 사람을 안 문다’라는 생각에 목줄을 착용시키지 않는 등 소홀한 관리가 문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21.8%이며 평균적으로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늘면서 관련 사고도 늘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지난 2011년 245건에 불과했던 ‘개 물림 사고’는 지난 2014년 676건, 2015년 1488건, 2016년 101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대부분 목줄을 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동물보호법 제12조(안전조치)에 따르면,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할 때에는 반드시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또 도사견이나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덩치가 큰 맹견의 경우 생후 3개월 이상이면 목줄 외에도 입마개를 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횟수에 따라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개 물림 사고가 안전문제를 간과했던 개 주인의 ‘부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우리 집 강아지는 절대 사람을 물지 않는다’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개 물림 사고’로 사망한 한일관 대표 김모씨의 유가족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견주들의 인식 변화와 성숙한 자세, 규제 마련 등이 선행돼야 2차 피해자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인은 인정하지 않는다하더라도 개는 기본적으로 무는 습성이 있다. 특히 상대가 자신보다 약하다면 더욱 공격 대상이 된다. 또 비교적 온순한 종이라도 환경이나 처해진 상황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사람을 무는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따라서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반려견과 외출 시에는 반드시 목줄을 착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또 맹견의 경우 입마개도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입마개가 동물을 학대하는 것으로 잘못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개 물림 사고와 관련해 예방 접종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흔히 반려견은 예방 접종을 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피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에 살짝 물리거나 할큄을 당해도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아동은 반려견이 보유한 박테리아균에 감염될 수 있다. 심하면 패혈증 등 각종 합병증이 올 수 있다. 그만큼 안전의식과 더불어 예방 접종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개 물림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법적 규제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의 경우 이미 1991년에 ‘위험한 개법’을 만들어 맹견 사육 제한과 관리 지침을 정했다. 관련법에 따라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등 맹견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기를 수 있다. 또 개가 사람을 물어 사망자가 발생하면 주인은 최대 14년까지 선고를 받을 수 있다.

한편 개 물림 사고 빈번으로 대처법에 대한 관심도 높다. 개에 물리면 가능한 빨리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병원을 찾아 의사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상처가 심하지 않다고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응급처치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심각한 병을 키우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는 것이 의료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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