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 5년의 청사진을 제시할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당대회)가 18일 개막한다.

최근 중국의 잔칫날마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해 재를 뿌려온 것을 감안했을 때 개막일 또는 당대회 기간 북한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만찬회동에서도 ‘10월 10일 혹은 18일을 전후로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된다’는 대외비 보고서가 공유된 바 있다.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일은 무사히 넘겼지만 당대회 기간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中 대형 행사때마다 재뿌리는 북한… ‘중미 압박용 카드’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는 중국 공산당의 최대 잔치다. 당이 국가 기구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체제임을 고려하면 나라의 가장 중요한 대사(大事)라고도 볼 수 있다.

당대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5년의 업적을 정리하고 향후 5년의 국정운영을 제시하는데, 시 주석이 ‘1인체제’를 공고히 하고 장기집권 포석을 두는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중국 당대회를 알리고 있다. (출처: 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처)

이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 세계 언론이 중국에 주목, 전략적인 시기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북한의 도발은 중국의 대형 정치 이벤트와 맞물려 있다. 먼저 지난 9월 3일 북한은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날은 중국이 올 하반기 최대 외교행사로 준비해온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일이었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7월 4일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으며, 중국이 대내외 국력 과시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개막한 5월 14일에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이 세계적인 지도자로서 면모를 부각하려던 시 주석의 체면을 번번히 구긴 이유로는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는 미국의 대북제재에 협조하지 마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최근 닷새 동안 북한을 다녀온 니콜라스 크리스토프 NYT 칼럼니스트도 12일(현지시간) “김정은은 시 주석을 모욕하는 방식으로 행동해왔고, 중국 관리들은 19차 당대회 기간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 역할론이 사실 과장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군사적대응·대북제재 부담에 당대회 기간 피할수도

한편으로는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대응 움직임을 의식해 당분간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가장 강력한 북한의 도발 날짜로 꼽혔던 노동당 창건 72주년인 10일 전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풍 전의 고요’ 등 연일 군사적 옵션을 암시하는 발언을 던지며 북한을 압박하던 시기였다.

▲ 미국의 전략무기가 이번주 한반도에 대거 전개된 가운데 지난 13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 중 하나인 미국 해군 핵추진 잠수함인 미시간함(SSGN-727·1만8750t급)이 입항하고 있다. 미국의 전략 무기가 한반도에 대거 전개되고 있는 상황도 북한이 도발을 강행하기엔 부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출처: 뉴시스)

또한 지난 16일부터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 등 미국의 전략 무기가 한반도에 대거 전개되고 있는 상황도 북한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여기에 그렇지 않아도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국을 자극해봤자 북한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고 판단, 도발을 하더라도 당대회 개막 전후는 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북한과 가장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중 순방을 하는 내달 초까지 기다렸다가 도발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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