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송웅 6.25 참전 유공자회 강동구지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허송웅 6.25 참전유공자강동구지회장
6.25 교본 만들어 학생 교육해야
군인에 더 대우해야 인식 변해

전쟁의 참혹함… 잊지 말아야
5.18·독립유공자와 같이 대해줬으면
수당 월 22만원… 셋방살이도 빠듯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3일에 한번 꼴로 핵·미사일 시험으로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한반도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쟁을 막기 위해선 강한 안보 의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허송웅 6.25 참전 유공자회 강동구지회장의 주장이다. 허 지회장은 19세의 나이로 6.25에 참전한 참전 유공자로 전쟁을 직접 겪은 당사자다.

6.25 전쟁 휴전 이후 60여년이 흐른 지금 이 당시의 참상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강동구 지역 6.25 참전 유공자회는 가장 어린 분의 나이가 84세이며 대부분 90세 내외라는 노년의 나이임에도 환경봉사 활동과 각종 행사에 참석하면서 안보 의식 고취를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허 지회장은 1년에 몇 번이라도 초·중·고등학교를 안보 교육을 위해 찾아다닌다. 하지만 요즘 많은 학생이 ‘6.25가 뭔지, 북침인지, 남침인지도 모른다’며 학생들의 안보 의식을 안타까워했다.

◆무감각해진 안보 의식

그는 학생의 이런 인식의 바탕엔 북한의 잦은 도발에 무감각해진 안보의식이 한몫했다는 입장이다.

허 지회장은 “북한이 지난 3일 개발한 수소폭탄이 서울에 떨어지면 반경 2.5㎞는 전멸이다”라며 “안보의 가장 위험한 부분이 바로 설마 하겠느냐는 안이한 생각이 무서운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지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말 한마디로 발사할 수 있다. 항상 이런 부분을 국민에게 알려 안보의식을 고취해야 한다. 전쟁은 참혹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여러 학교를 돌며 강의할 때 “많은 학생이 6.25가 무엇인지, 북침인지 남침인지 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너무 많았다”면서 학생들에 대한 안보 교육이 부족한 점을 꼬집었다.

허 지회장은 “학교에서 6.25에 관련한 교본을 만들어 교육시켜야 한다고 본다”며 “역사 교육과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근 군인을 깔보는 인식이 퍼진 것도 이런 안보 불감증의 일환으로 간주했다. 그는 “그런 사람들이 군대에 입대한다면 지금 군인들의 대우가 달라지지 않을까”라며 “이전에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군에 입대해 국가를 사수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에 대해 더 많은 지원을 하면 인식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 지회장은 지난 대선 당시 후보 간 토론에서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을 할 만큼 인식이 바뀐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이라면 한 국가의 원수다. 국가의 원수라면 분명하게 선을 그어 국민을 위해 분명히 해야 한다”라며 “미국과 북한, 양쪽의 눈치를 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 허송웅 6.25 참전 유공자회 강동구지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전쟁의 무서움

허 지회장은 무엇보다 전쟁이 일어나서 안 되는 이유로 “끔찍한 참상”을 첫손에 꼽았다.

그는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가, 전우와 싸우다가 전우가 죽었을 때 전우의 시체를 업고 가다가 싸우고, 그러다가 시체를 내려놓고 싸우고, 다시 엎고 가고…”라면서 “그런 일이 한번 두번이 아니었다. 전우의 시체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구상에선 전쟁이 없어져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전쟁 없는 시대를 살아간다고 해서 정신이 해이해지거나 이적행위를 하면 나라가 위험해진다”고 강조했다.

허 지회장은 “안보의식 고취를 위한 방안으로 하루에 한번이라도 길가의 대형 TV에서 과거 전쟁의 참상을 비춰주는 게 어떨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전쟁 당시를 생각하며 배고픈 고통에 대해 “너무 먹을 것이 없었다. 지금처럼 농사지을 때 농약을 뿌리던 때가 아니라 호박도 작고 단단했다”면서 “배급으로 나오는 밥도 주먹보다 작은 보리밥뿐”이라고 말했다.

“그런 것을 먹으며 후퇴에 후퇴, 눈물도 많이 흘렸다. 젊음을 다 바쳤다”고 회상했다.

◆국가 유공자에 대한 인식

허 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밝힌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에 대한 보훈을 강화해준다는 정책에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전의 정부에서도 모두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결국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매달 22만원 내년은 8만원이 올라 매달 30만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다른 유공자인 5.18이나 세월호에 비해선 너무 미비한 것이 아닌가”라며 “다른 나라의 경우 참전용사에 대해 지원이 많지만 우리는 22만원으로 셋방살이 하기도 빠듯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역 병장 월급이 2018년 기준으로 40만원이 초과하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보훈이 제대로 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허 지회장은 국가 지원 정책에 비판의 날을 세웠지만, 다른 유공자를 격하시킬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들에 대한 지원을 줄여라. 이런 말은 하지 않겠다”면서 “우리는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몸 받쳐 싸웠다. 그들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같은 대접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치면서

허 지회장은 이런 발언에도 국민이 여러 성향으로 나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이런 때일수록 갈라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성향을 잘 판단하고, 국가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6.25라는 참상을 알고, 당시 희생자들과 우리를 도와준 연합군에 대해서는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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