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전파괴’ ‘로켓맨’ 등 연일 고강도 대북 발언을 쏟아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63% “트럼프 대북 방법 부정적”
CIA 전 국장 “대통령 같지 않아”

[천지일보=이솜 기자] ‘완전파괴’ ‘로켓맨’ 등 연일 고강도 대북 발언을 쏟아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군사옵션’을 시사하는 발언은 북한과의 갈등 해결보다는 오히려 싸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시카도대학 여론조사센터(NORC)의 공공문제연구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성인 1150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발언이 양국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응답이 65%에 달했다. 상황을 ‘호전시킨다’는 대답은 8%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상황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63%로, ‘지지한다(36%)’보다 훨씬 많았다. 또한 응답자 중 67%는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은 북한의 핵무기로 괌 등 미 본토 밖 미국령과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이 위협받고 있다고 걱정했으며 40%는 자신이 사는 지역이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날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언사가 어떤 피해를 몰고 올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요즘 워싱턴DC 주변에서 어떠한 종류의 행동들이 일상화가 됐는지를 보면 적지 않게 놀랍다”며 “미국 대통령의 조롱을 무시할만할 정도의 정서적 성숙함과 지정학적 지혜를 가진 북한 지도자를 기대할 수 있는 시기는 일찍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헤이든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백악관에서 열린 군 수뇌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던진 ‘폭풍 전의 고요’ 발언을 언급하며 “내 귀에는 어떤 발언도 대통령답게 들리지 않는다”며 “(회의에 있었던) 장성들이 그러한 즉석 위협의 ‘소품’이 된 것을 좋아했을 리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이력을 겨냥해 “대통령은 엄청난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로, 맨해튼 부동산 개발업자와는 다르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그 말 이상의 무게, 그 사람 이상의 무게를 지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헤이든 전 국장은 지난달 초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군사옵션’ 발언에 대해 “매우 거칠고 부정확하며, 아주 큰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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