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10월 평양에서 개최된 ‘범민족 통일음악제’의 준비위원장으로 활동한 윤이상 작곡가 생전 모습 (출처: 윤이상 평화재단 홈페이지)

작곡가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평화헌정콘서트
윤이상, 박정희 정부 때 간첩으로 몰려 사회서 매장
윤이상 곡, 클래식·재즈 등 대중전인 예술과 결합돼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유럽 평론가들로부터 ‘20세기 중요 작곡가 56인’ 중 한 사람으로 평가 받으며 명성을 떨친 우리나라 작곡가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의 이름과 음악을 알지 못한다. 이 작곡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진행된다.

오는 23일 서울 중구 DDP 잔디언덕에서 작곡가 윤이상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평화헌정콘서트 ‘윤이상으로부터’가 공연된다.

작곡가 윤이상은 1917년 9월 17일 경상남도 산청에서 태어나 14살부터 독학으로 작곡을 시작했다. 1957년 서독의 베를린음악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1995년 독일 자아브뤼겐 방송이 선정한 ‘20세기 100년간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인’에 들었다.

외국에서 인정받은 윤이상은 1967년 박정희 정권 때 간첩으로 몰려 독일 베를린에서 한국으로 납치·수감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석방 이후 독일에서 한국 독재정권의 만행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당시 정권에 의해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이 일로 그는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1995년 11월 3일 독일에서 눈을 감았다.

그의 대표곡은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작곡한 ‘광주여 영원히’와 더불어 협주곡 ‘첼로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과 실내악곡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삼중주’ 그리고 독창곡 ‘달무리’등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잊힌 그의 이름은 지난 7월 G20 정상회담 참석차 독일에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그의 묘소에 동백나무를 심으면서 다시 세간에 떠오르게 됐다.

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서울문화재단은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17-17’을 기획·진행했다.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는 6회에 걸쳐 ‘프롬나드 콘서트’를 열고 윤이상의 음악을 조명했다.

‘윤이상으로부터’는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17-17’의 마지막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프라임필), 서울시 대표 비보이단 갬블러크루, 국악밴드 고래야. 전제덕X박주원 밴드가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을 새롭게 구현한다.

프라임필은 작곡가 윤이상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대관현악을 위한 예악(禮樂)’을 연주해 서막을 열고, 갬블러크루는 ‘하프와 현악 협주를 위한 공후’를 주제로 비보잉을 구성해 관객에 선보인다. 고래야는 판소리 심청가 주제에 의한 변주곡인 ‘배가 떠나간다’를, 전제덕X박주원 밴드는 목소리와 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가곡 중 ‘달무리’를 편곡해 연주한다.

콘서트는 배우 김석훈의 사회로 진행되며 사전 예약과 현장 확인을 거친 시민은 누구나 무료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17-17’을 진행한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이사는 “지난 8월부터 선보인 ‘프롬나드 콘서트’가 다양하고 실험적인 방법으로 윤이상과 그의 음악을 조명했다면, ‘윤이상으로부터’는 보다 대중적이고 친숙한 공연이 될 것”이라며 “윤이상과 그의 음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환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윤이상으로부터’ 공식 포스터 (제공: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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