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카리스마’란 원래 고대 그리스어로 ‘기꺼이 주다’ ‘선사하다’ 등의 뜻을 가진 ‘charizesthai’에서 유래됐다. 그렇다고 무조건 잘 베푸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섣불리 자기 이익에 사로잡히지 않을 것 같은 강한 느낌을 주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심리학에서는 카리스마를 상대의 자발적인 복종을 유도하는 요소로 본다.

실제로 힘을 행사하지 않고, 밀고 당기는 싸움도 없이 무릎 꿇게 하는 힘이 바로 카리스마인 것이다. 자발적으로 졌음을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승부의 세계에서는 최고의 전략이 아닌가? 그래서 사람들은 카리스마를 갖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 카리스마는 보통 사람과 특별한 사람을 구분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비밀스런 힘, 남다른 능력, 그리고 신비로운 광채 등의 뜻을 가진 이 ‘카리스마’라는 말은 사실상 실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렇게 ‘보이는 것’을 말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듯하다. 누구나 카리스마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겠지만 자신이 카리스마와 좀 거리가 있다고 느낀다면 그 다음은 카리스마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카리스마 있는 사람에게 보통 사람으로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초월적인 힘을 가지기를 기대한다. 이렇게 특별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강한 소망이 카리스마라는 개념을 구체화 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카리스마는 자기를 강하게 보이게끔 만드는 ‘고도의 이미지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카리스마는 상대에게 당신을 강한 존재로 여기도록 유도하는 자기 연출법인 것이다. 그래서 다른 이미지를 만들 때처럼 어느 정도의 연기가 필요하다. 오랜 시간 만들어진 이미지를 연기하다보면 현실과 연기의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페르소나(Persona)가 생겼다고 한다. 원래 페르소나란 고대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말하는 단어였다.

사람은 누구나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의 페르소나 뒤에 자신을 숨기고 산다. 이는 사람의 아주 기본적인 심리에 속한다. 다시 말해 페르소나는 사회적으로 널리 허용되는 가면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있는 그대로를 다 보여주면서 사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그러므로 자신만의 페르소나를 정하고 그것과 본 모습을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만들어 가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자신의 페르소나를 정하고 노력하다가 과음을 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든가 해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만들기 어렵다. 사실 대부분의 카리스마 있는 사람들은 내면과 외면을 일치시킨 듯 연기한다. 그래서 가끔은 아주 솔직한 모습에서 강함을 느끼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을 드러낼 때 그것을 강함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사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도 평소에 평민들과 식사를 자주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성과나 후덕한 성품을 알리면서 이미지를 관리했다고 한다. 덕분에 백성들에게 덕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을 뿐 아니라 제갈량이나 관우, 장비의 위치까지 높이는 이득을 얻었던 것이다. 누구나 처음부터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실력 있어 보이는 것을 통해서 카리스마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진짜 실력이 있는 것보다 실력이 있어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실력이 있어보이도록 연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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