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초한지’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하늘이 주는 것을 받지 않으면 도리어 그 허물을 받고, 때가 왔는데도 감행하지 않으면 도리어 그 재앙을 받는다.”

페이스북에 이 글과 함께 때를 어떻게 알아야 하는지를 물었더니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공부를 항상 많이 해야 한다거나 비워야 한다거나 하고 싶을 때 하면 된다는 등의 의견이었다. 하늘이 주는 기회를 놓치는 것만 해도 억울한 일인데 더구나 그 기회를 알아채고 감행하지 못하면 재앙까지 받는다는 이 글귀가 계속 신경에 거슬렸다.

필자는 웬만한 답은 가까운 사람이나 책으로부터 얻는 편이다. 어떤 책을 보다가 딱 맞는 글이 있어 옮겨 본다.

한형조의 ‘붓다의 치명적 농담’을 보면 어느 선사에게 누군가 묻는다.

“스님도 도를 닦고 있습니까?”

“물론 닦고 있소.”

“어떻게 하시는지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배가 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오.”

“에이, 그거야 누구나 하는 것 아닌가요? 도를 닦는 것이 그런 것이라면 누구나 도를 닦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렇지가 않다오. 그들은 밥을 먹을 때,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기도 하고, 잠 잘 때 잠은 안 자고 이런저런 걱정에 시달리고 있소.”

현대인 대부분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에 읽은 건강 서적 중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배고플 때 잘 먹고, 잠 잘 시간에 잘 자라는 것이 요지이다. 동물들은 대부분 잘 하는 것인데 인간들은 잘 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식사만 해도 그렇다. 배고플 때 배부른 만큼만 먹으면 되는데 나중에 배가 고프게 될까봐 미리 먹거나 많이 먹는다. 그리고 혹시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까지 한다. 인간의 특권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다. 심지어 잘 시간에는 잠을 쫓으며 치열하게 일을 하고, 일을 할 시간에는 졸거나 자지는 않는가? 

위의 이야기와 관계가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잘 시행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단계가 아닌가 말이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잘 알고 그것에 최선을 다하여 집중하는 것, 그것이 인생을 가장 잘 살 수 있는 방법인 듯싶다.

나는 과연 일어날 시간에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당기지 않고 제대로 하며 배고프면 식사하고 잘 시간에 자는가? 때에 맞는 일을 집중력 있게 하는 것, 일주일이나 한 달이라도 한번 실천해 보도록 하자. 건강과 능률 등 모든 것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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