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14세. (사진출처: 뉴시스)

“1, 2년 내 준비회의, 90세 전후 결정… 여성도 가능”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티베트불교 최고지도자 달라이라마 14세(82)가 생전에 자신의 후계자를 결정할 가능성을 내비쳐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달라이라마는 최근 인도 수도 뉴델리 강연에서 “죽기 전에 후계자를 선정하는 방법이 안정적”이라며 “과거 후계자를 둘러싼 분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주안성링둥(轉生靈童. 환생)’으로 불리는 소년을 찾아내는 티베트불교의 전통적인 후계자 선정방식을 바꿔 자신이 죽기 전에 후계자를 결정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사후 중국 정부가 고분고분한 후계자를 뽑아 티베트 통치에 이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라마는 “90세 전후에 중요한 결정을 하겠다”며 “앞으로 1, 2년 내에 그 결정을 위한 준비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티베트 고승들이 참여하는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후계자에 대해 “당연히 여성도 될 수 있다”며 “여성은 불교에 귀의하는 데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티베트불교는 중생이 모두 윤회, 환생한다는 교리를 믿는다. 달라이라마 등 ‘활불(活佛)’이 죽은 후 환생한 소년을 찾아 후계자로 삼는 전통이 있다.

1989년 티베트불교의 2인자 판첸라마 10세의 사망 후 6년 뒤인 1995년 달라이라마 14세는 당시 여섯 살이었던 치에키 니마를 판첸라마 10세의 환생이라며 판첸라마 11세로 지명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치에키 니마와 그의 부모, 형을 납치했다. 같은 해 12월 부모가 모두 중국 공산당원인 다섯 살의 기알첸 노르부를 판첸라마 11세로 공표한 뒤 철저하게 ‘애국주의 교육’을 시켜왔다.

티베트인들은 친중 성향을 보이는 판첸라마 11세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이라마가 승인한 판첸라마는 현재 생사를 알 수 없다.

한편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라마는 지난 1959년 독립을 위한 반중 봉기가 실패한 후 인도 북서부 히마찰 프라데시 주 다람살라로 망명길에 올랐으며 중국의 박해 속에 티베트의 전면 자치 투쟁을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