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한국기술금융협회 IT 전문위원

 

본 칼럼니스트와 같은 베이비붐세대는 물론 40대 이상의 장년층에 있는 많은 독자들이 기억하고 있는 공상과학(SF; Science Fiction) 영화들 중 몇 가지를 꼽으라 하면 그중 하나는 분명 ‘스타트렉(Star Track)’ 시리즈가 될 것이 분명하다. ‘스타워즈(Star Wars)’가 영화 시리즈로 관객들에게 접근한 반면 본 스타트렉 시리즈는 TV로 드라마 연재화 되어 상당한 인기를 끌은 바 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속편들이 제작 중에 있다고 한다.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들이 우주를 탐사하면서 외계문명을 접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험과 에피소드, 스릴을 담은 스타트렉 시리즈는, 흥미 위주의 극적 전개요소가 강한 스타워즈 시리즈와 달리, 등장인물들 간의 복합적 관계, 문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 과학적인 현상에 대한 새로운 제안 등에 비중을 둔 논제 제시형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스타트렉은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요즘 우리가 흔히 말하고 있는 ‘미드’라 하는 TV시리즈로 시작돼, 최초 방영 당시에는 그다지 큰 인기를 끌지 못했고, 이후 큰 인기몰이를 한 것은 80년대 후반 제작된 ‘스타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에서부터였다. 60년대의 오리지널 시리즈에 설정된 시기로부터 약 100년 후로 설정돼, 차세대라는 의미의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추가 명명돼 출발한 본 시리즈에서는 오리지널 시리즈에 등장하는 우주선과 같은 엔터프라이즈호의 우주탐험을 시청자들의 상상과 함께 드라마틱하게 펼쳐냈다. 선장인 피카드 대령 역의 패트릭 스튜어트 경은 지금은 영화 ‘X맨’ 시리즈에서 돌연변이족의 정신적 지주인 ‘프로페서 X’ 역할로 유명하지만, 본 스타트렉 시리즈를 통해 그 명성을 쌓은 배우로 근엄하면서도 침착하며, 믿음과 신뢰, 소통, 자기희생을 통해 대원들과 함께 탐험 중 위기를 돌파하는 진정한 리더로서의 역할로 큰 감동을 준 바 있다.

스타트렉은 60년대 첫 방영 이후 여러 속편과 지금도 그 후편이 계획되고 있고, TV드라마는 물론 영화, 애니메이션으로도 소개됐는데, 본 시리즈의 최초 각본자이자 PD인 ‘진 로덴버리(미국, 1921~1991)’는 ‘스타트렉의 아버지’로 불리며, 미국문화에 대한 새로운 화두–예를 들면 흑인과 백인 승무원 간의 사랑–와 놀라운 과학적 영감을 제공했다. 텍사스 출신의 로덴버리는 헬기 조종사 출신으로 미 육군항공대에서 근무한 적도 있는 베테랑으로, 당시 TV시나리오의 정치적 사전 검열이 심했던 상황을 고려해, 미국 서부개척시대를 미국 우주개척시대와 연계하고, 본인의 조종사 경험을 더하여 수많은 상상력을 가미하고 각색하고 제작했던 것이다.

스타트렉 시리즈에 등장하는 주요 기술은 ‘초광속비행’, 트랜스포터라 불리던 ‘순간이동’ 외에도 ‘인공지능로봇’ ‘화상통화’ ‘휴대용컴퓨터’ 등 과학기술적 영감이 충만한, 당시에는 매우 상상하기 힘든 기술을 제시했으며, 이 중 과학자들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위배한다고 주장한 초광속비행(Super-luminal navigating) 기술은 멕시코의 물리학자인 미겔 알쿠비에레가 제시한 ‘Warp drive’ 항법 논문에 의해, 순간이동기술은 찰스 베넨 등 유럽 입자물리학 공동연구소(CERN)의 공동연구로 빅데이터가 결합된다면 양자의 순간이동이 가능하다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 진 로덴버리의 시대를 초월한 영감을 과학적으로 증거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산업 등에 대한 관심과 논거에 대한 제시가 반세기 전에 벌써 제시됐던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세계적인 거대한 산업발전의 흐름에 뒤처질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지난달 출범한 새 정부는 국무총리급 위원장으로 하는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조직해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등 주요 선진국과 다소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주요 산업들에 대해서 범정부적, 민관 합동으로 집중적 지원과 기술 발전을 유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소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가적인 관심과 전문가들의 열정으로 반도체,모바일과 인터넷 등 IT분야에서 단기간에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발전시킨 저력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아쉬운 점은 이 같은 산업들이 대부분 소프트웨어기술 기반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간 하드웨어적 생산역량 기술 확산에 치중해 온 우리로서는 선진국과의 소프트웨어 기술 격차 해소가 다소 버겁다는 점이다. ‘로덴버리’의 상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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