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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서울, 아는 만큼 보인다… 걸으면서 배우는 ‘도보관광해설’

기사승인 2017.05.11  21: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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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촌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는 가회동 31번지 5경. 6경은 반대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경관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솜 기자] ‘서울사람들은 서울을 잘 알까?’

올해 유독 기자에게 ‘서울 관광’을 부탁하는 지인들이 많았다. 서울 태생도 아니고 산지도 몇 년 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대표적인 관광지만 데리고 다니기를 몇 번, 죄책감이 들어 ‘진짜’ 서울사람들에게 물었다.

“서울, 어디를 보여줘야 할까?” 그런데 서울 토박이들도 내가 아는 ‘거기’만 답하는 게 아닌가.

답답한 마음에 서울시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다. 문득 눈에 띄는 ‘서울도보해설관광’.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곳을 ‘해설’씩이나 해준다는 게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문화·관광 프로그램에 있어서 서울시의 우수함은 익히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장소를 골라봤다.

결과는 대성공, 문제는 장소가 아닌 ‘콘텐츠’였다. 각 장소에 얽혀있는 문화와 역사 등을 옛날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보면서 구수하게 들을 수 있는 도보관광해설. 지방이나 해외뿐 아니라 서울에서 살고 있는 사람에게도 추천하는 고급 프로그램이다.

◆어떻게 예약?

‘VISIT SEOUL.NET’이라는 서울시 관광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 ‘서울도보관광’이라고만 검색해도 해당 사이트가 나온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해당 언어와 개인/단체 예약을 선택하면 30여개의 관광코스가 나오는데 이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이후 날짜와 시간을 고르면 되는데, 신청인원이 3인 이상이 돼야 하므로 혼자 갈 경우라면 출발 확정 표시가 된 곳을 노리는 것이 확실하다.

특별히 5월에는 곧 개장될 ‘서울로 7017 코스’가 추가되니 참고하라. 가격은 무료. 다만 입장권이나 관광 중 체험 프로그램 등은 자비로 결제해야 한다.

◆딱딱한 역사도 ‘옛 이야기’처럼 푸근하게

1) 전통 살아 숨쉬는 ‘운현궁-북촌’ 코스

   
 

지난달 28일도 약속한 시간인 오전 10시 되기 10분 전 운현궁에 도착하니 이미 여러 해설사들이 수학여행 온 중고등학생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 해설을 맡은 박모 해설사를 만난 후 함께 관광에 나설 인문학 모임과 인사를 나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걷는 것 또한 이 도보관광의 묘미다.

먼저는 조선 26대 임금인 고종이 등극하기 전 살았던 ‘운현궁’을 돌아봤다. 생부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이곳에서 10여년간 집정하면서 어린 아들을 대신해 정치를 했다. 크게 사랑채인 노안당과 노락당, 이로당으로 나뉜다.

   
▲ 지난달 28일 운현궁의 사랑채인 노안당. 노안당이라는 현판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인데, 글씨 하나 하나를 모아 붙여놓은 것이다. 이를 '집자'라고 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운현궁을 본 후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통 한옥들이 모여있는 북촌 마을을 둘러봤다. 굽이굽이 미로 같은 골목길 사이로 한옥들과 역사문화자원, 박물관, 공방들이 발길 닿는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한옥의 설명을 자세히 듣노라면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 북촌 8경 중 4경인 가회동 31번지 언덕. ⓒ천지일보(뉴스천지)

2) 대한제국의 살아있는 역사공간 ‘덕수궁·정동’ 코스

   
 

지난 3일 부처님오신날에 찾은 ‘덕수궁·정동’ 오후 2시 코스에는 일본에서 한국 문화를 가리킨다는 한국인 교수와 초등생으로 보이는 자녀 2명과 함께 나온 부모가 관광을 함께 했다.

공교롭게도 교수와 가족은 이날 오전 10시 타임에 각각 도보해설을 들은 후 이번 덕수궁 코스에 도전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들은 나에게 “하루에 (도보관광을) 2번 하기는 좀 힘겹다”고 고백했다. 한 번당 2시간 이상을 들으며 걷는 일정을 요즘같이 더운 날 소화해내긴 쉽지 않으니 ‘욕심내지 말라’는 팁이다.

서울 곳곳에 새겨진 역사 중 일본의 상처가 없는 장소는 없겠지만 ‘을사조약’이 체결된 비운의 장소인 덕수궁은 특별히 그런 곳이다.

 

 

 

▲ 고종이 커피를 마시며 쉬는 공간이자 덕수궁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정관헌(위)과 을사늑약이 체결된 비운의 장소인 중명전. 정관헌은 함녕전 뒤뜰 작은 언덕에있으며 1900년 러시아 건축가 사바찐이 설계했다. 중명전은 1900년 덕수궁 별채로 건립된 서양식 2층 건물로 고종이 헤이그 밀사를 접견한 장소이기도 하다. 현재는 리모델링으로 임시 폐쇄했으며 5월 중 관람을 재개한다고 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해설을 맡은 서모 해설사는 “이곳에서는 더욱 일본이 한국에 잔혹하게 저지른 일들을 두드러지게 말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 중고등학생들이 종종 도보 관광으로 덕수궁을 신청하는데, 한일 역사를 말해주면 ‘우리나라가 언제 그랬냐’면서 화내는 경우가 많더라. 그만큼 자국에서 역사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후 이어지는 정동길은 낭만이 가득하고 특히 연인들이 걷기에 좋은 곳이다. 파릇파릇한 식물이 만개한 요즘은 특별히 더 아름다운 곳이다. 심지어 비가 올 때에도 운치가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서울시림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도 있어 아이들과 문화산책 코스로도 제격이다.

◆보람 크다는 해설사, 아무나 되진 못해

코스를 예매를 해두면 전날 알림 문자가 온다. ‘노쇼족(예약하고 당일에 취소하면서 연락하지 않거나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 때문이다.

도보관광해설을 미리 예약해놓고 지키지 못할 수도 있지만 취소를 하거나 조금 늦더라도 미리 연락을 하는 등 해설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필수다.

문화관광해설사란 자원봉사격 직종이지만 그렇다고 열정만 갖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전문성을 갖고 사적이나 특정 지역의 역사와 가치, 문화를 알리고 이해를 도와야하기 때문이다.

‘운현궁-북촌’ 해설을 담당했던 박 해설사에 따르면 이를 취득하기 위한 경쟁률도 상당히 높다. 약 200명 정도가 현재 활동 중이며 자원봉사이기 때문에 큰 수익은 없다. 박 해설사는 공무원 퇴직 후 시작해 5년째 활동 중인데, 직업 만족도도 상당하다.

박 해설사는 “나이며 직종이며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며 “저번에는 70살이 넘는 여고 동창 할머니들을 데리고 도보관광을 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신나더라. 걷다가 할머니들이 힘들어해서 다방에서 커피도 한 잔 했다”고 말했다. 박 해설사는 “새로운 사람들과 서로 소통하는 것도 재미있고 서울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도 참 보람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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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솜 기자 som@newscj.com

<저작권자 © 뉴스천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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