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직접투자도 최근 몇 년 사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과 베트남에는 투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총 해외 직접투자액은 2007년 231억 달러(26조 29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10년 만인 지난해 352억 달러(약 40조 900억원)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중국으로의 투자는 오히려 줄었다. 2007년 57억 달러에서 지난해 33억 달러(3조 7600억원)로 감소했는데, 2013년에까지만 해도 52억 달러였던 투자액이 2014년 32억 달러로 크게 감소하더니 2015년 30억 달러로 줄었다. 그나마 지난해는 3억 달러 늘었으나 여전히 30억 달러 초반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2014년 중국 투자가 많이 줄어든 것은 전반적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가 정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70억 달러 규모 시안(西安) 반도체공장 건설이 2013년 일단락된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술 및 시장 획득과 제조 공장 설립을 위해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전체 해외 직접 투자액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 미국 투자는 129억 달러(14조 6900억원)로 중국 33억 달러의 4배 수준인데, 이는 2013년(57억 7000만 달러)보다 123.6%나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이유는 선진기술 도입을 위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경우가 늘었고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올 초 세계 최대인 미국 전장기업 하만(HARMAN)을 8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최근 3년간 미국에서만 10여개 기업을 인수했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텍사스 반도체공장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현대자동차도 향후 5년간 31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올 초 발표했다. LG전자도 테네시주에 연간 10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했다.

베트남으로의 투자도 지난해 22억 7000만 달러(2조 5800억원)로 2013년(11억 5000만 달러)보다 2배 정도 증가했다.

베트남에는 젊은 노동력, 저렴한 임금인 데다 연평균 6%대의 높은 경제성장률로 중소기업의 진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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