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간 첫 스탠딩 TV토론이 논란과 함께 끝났다. 5명에게 너무 많은 주제를 물어 검증할 시간이 없었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후보 1인당 불과 18분이 주어졌고 안보, 경제, 사드 배치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하다 만 느낌인데다 후보 간 답변도 차별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거기에 후보 간 거친 네거티브 공격은 ‘적폐 청산’을 해야 할 후보들이 과거의 습성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줘 실망스러웠다. 

토론 이후 토론방식과 토론 주자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쏟아지고 있다. 5자 토론인 만큼 최소 3시간으로 진행시간을 늘리거나 결론이 날 때까지 끝장토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중 미국처럼 지지율 15% 이상인 후보만 TV토론에 참여시켜 실질적으로 유권자들이 판단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은 염두에 둘 내용이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최소 한 번 이상 양자토론을 진행해 유권자가 판단할 기회를 줘야 한다. 

사실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대선이 크게 앞당겨진 만큼 후보 자질 검증은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숙제다. 아울러 국민들은 또 소통이 안 되는 대통령, 검증이 안 된 부실 대통령을 자기 손으로 뽑는 우를 범할까 우려하고 있다. 탄핵정국 이후 대통령이 없으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따른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국민 입장에서 다음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자질을 갖춘 대통령이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해서 정책과 비전에 대한 검증은 물론 인격과 도덕성, 소통능력과 유연성 등 기초적인 자질 검증이 유권자들에겐 초미의 관심사다. 

게다가 북-미 간 대립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도가 최고조에 다다른 시점에 뽑는 대통령이니만큼 안보관에도 문제없는 대통령이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가장 객관적이고 직접적이면서도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창구가 현재로선 TV토론밖에 없다. 대통령 한 명 잘못 뽑으면 나라가 얼마나 어지러운지 온 국민이 이미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니 더 세심한 자질 검증을 위해 20여일 남은 유세기간 중 양자 TV토론이 한 번 이상은 이뤄져야 한다. 국가의 명운이 달린 일이니 만큼 선택이 아닌 필수 검토 사항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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