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드로 보티첼리, 프레스코화, 558×348.5㎝, 1481~1482년, 시스티나 성당.

임준택 관광영어통역안내사/목사 

 

지난 시간에는 모세의 탄생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였고 오늘은 모세가 장성해 왕자 때로부터 하나님으로부터 택함을 받고 히브리 민족을 구원하러 애굽으로 들어가는 때까지의 그림이다.

그림을 읽기 위해서는 이 그림의 시대적인 배경을 알아야 하고 모세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화가와 르네상스 시대를 이해해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서 하나가 될 수 있다. 먼저 그림을 그린 보티첼리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르네상스 시대 3대 화가라고 하는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는 우리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데, 보티첼리는 그만큼 유명하지는 않다고 하지만 다빈치를 빼고 한 명을 뽑으라 한다면 보티첼리가 들어가지 않을까?

시스티나 성당에 벽화를 그릴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당대에 손꼽히는 예술가였는데 후에 더 나은 화가가 나타나면 바뀌곤 했던 그 시대에 끝까지 지워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명성과 실력에 대해서 대변해주고 있다. 한 여인을 사랑했다가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평생 결혼하지 않고 살았던 화가 보티첼리는 그 여인을 잊지 못하고 영원히 바라볼 수 있도록 비너스의 탄생에 그녀를 그려놓았다. 비너스 그림 중의 최고로 아름다운 비너스로 꼽히는 것은 그의 사랑과 그리움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위 그림은 프레스코 벽화로서 시스티나 성전 내부의 벽에 그려져 있는데, 모세의 일생 중 한 부분이다. 또한 예수님의 생애도 맞은편 벽에 그려져 있고 천장에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이 그림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과연 어디를 봐도 황홀한 명작들로 둘러싸여있다. 

이 그림을 읽는 순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보면 되는데, 출애굽기 2장에서부터 4장까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①모세는 이집트의 왕자였는데 친어머니가 유모처럼 모세를 기르게 되고 본인이 히브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피는 속일 수 없었는지 노예로 전락한 히브리 민족이 애굽인 관리에게 학대당하는 것을 못 참고 그 관리를 죽이고 만다. ②그런데 그 일이 탄로가 나게 되고 왕자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기 위해 궁중을 떠나 도망자의 신세로 바뀌게 된다. ③미디안 땅으로 피신하게 되는데 운명이랄까? 그곳에서 한 여인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희롱하던 자들을 쫓아내고 백기사로 그 여인을 보호하게 되면서 인연은 시작이 된다. 그 여인은 후일 모세의 아내가 된 십보라이다. 그러나 십보라는 이방여인으로서 미디안 족속의 제사장 이드로의 딸이었다. ④모세는 호렙산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게 되는데 하나님은 그곳에서 모세에게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곳이니 신을 벗으라’고 하신다. 불꽃이 있었으나 타지 않는 떨기나무 가운데 나타나신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는데 광야를 떠나 동족이 고통당하고 있는 애굽으로 가서 바로의 손에서 그 백성들을 이끌어내어 가나안땅으로 인도하라고 하신다. 그 하단에 보면 가족들을 이끌고 애굽땅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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