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강경책을 시사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여러 해 동안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They have been ‘playing’ the United States)”고 했다. 같은 날 한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역시 “대북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이제 끝났다”며 입을 맞췄다. 사실 오바마 정부 시절 이미 북한이 미국을 가지고 논다는 말이 있었다. 북한의 엄포에 미국이 쩔쩔 매는 듯한 모습이 보였고, 북한의 핵은 그런 미국을 쥐락펴락하는 도구로 활용됐다.

그러나 더 이상 북한을 어르고 달래지 않겠다는 미국의 ‘전략적 인내 종식’ 선언은 향후 대북정책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관건은 중국이 얼마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느냐다. 중국이 대북제재 쇼만 해왔을 뿐 실상은 뒷문 역할을 해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돌발행동으로 G2국가인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북한이지만, 중국이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북한이다. 그러기에 중국은 북한을 달래고 어르며 숨통역할을 해왔다.

최근 중국의 북한 석탄 수입금지 조치 이후에도 북한 선박 10척이 산둥성 룽커우창에 입항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중국의 대북제재 구멍은 여러 루트로 확인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을 압박해 비핵화 테이블에 나오게 하려면 중국의 ‘대북제재 쇼’를 차단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비난을 염두에 둔 듯 틸러슨 장관의 중국 방문에 맞춰 중국 관영언론 환추스바오는 ‘미국이 대북정책 실패를 인정했다면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만약 새로운 미국 정부의 외교팀이 여전히 잘못된 판단에 따라 대북정책을 세운다면 지난 20년보다 더 큰 실수를 범하게 된다”면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고 있어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한반도를 두고 G1·G2 정상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그 자리에서 북한의 핵과 럭비공 같은 김정은은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라는 측면에서 접근되고 논의돼야 한다. 북핵 피해 당사국인 우리 정부와도 조율해야 한다. 무엇보다 합의된 대북제재에 대해선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이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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