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한국기술금융진흥협회 IT 전문위원

 

지금으로부터 약 2500여년 전에 그리스 철학자 데모크리토스가 “만물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자연의 모든 물체와 현상은 원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라고 주장한 이후, 많은 현대 물리학자들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입자라고 생각한 원자가 실상은 핵, 전자, 양성자 등으로 쪼개어져 구성돼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이후 소립자(쿼크, Quark)라는 보다 더 작은 입자가 등장했으며,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것이 무엇인가”라는 신의 영역에 다가가는 연구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현대 물리학의 아버지라 추앙 받는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상대성이론이 거시세계에서의 모든 역학에 대한 원리에 맞추어져 있다면, 원자와 같은 미시세계에서의 역학법칙을 이해하려면,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 등이 제시한 확률적 접근 방법인 불확정성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다시 말하면 우주 전체의 모습을 거시적 연속성으로 보는 상대성 이론 하에서는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미시적 세계에 대한 설명이 불가하고, 반대로 불확정성 이론 기반의 양자역학 이론으로는 거시적 우주, 즉 우리가 눈으로 보고 나타나는 물리적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물창조의 근본 요소 및 요소가 작동하는 통합적 원리를 이해하고자 하는 물리학자들의 연구가 지속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 것이다.

IoT의 기원에 관한 논제를 말하면서 뜬금없이 물리학 얘기가 왜 등장하는가 의아할 수도 있겠으나, 미시와 거시세계의 운동법칙에 대한 통일성, 일관성을 찾고 우주탄생과 진화의 궁극적인 원리를 이해하고자 제시된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에서 IoT의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다 할 수 있다. 초끈이론이란 우주의 최소단위가 존재확인이 가능한 입자형태의 소립자로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이보다 훨씬 작고 가는 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일차원적인 끈의 고유하며 지속적인 진동에 의해서 우주만물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초끈이론이 증명된다면 마침내 미시와 거시의 운동법칙에 대한 연속성이 설명가능한 하나의 통일체계를 이루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이론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만물은 스스로 존재하면서도 다른 물질과 이어져 있으며, 때론 고유의 성질을, 때론 물리적, 화학적 결합을 통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내어진다.

여기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ver Things)의 정의 및 내용을 살펴보면, 사물인터넷이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인터넷(광대역 네트워크)을 통해 주고 받는 기술과 환경을 의미하는데, 초기에는 사물 간, 기기 간의 정보를 주고 받아 해당 데이터에 따라 그 결과를 활용하는 M2M(Machine to Machine) 개념에 보다 가까웠으나, 최근에는 만물인터넷(IoE; Internet over Everything), 즉 사물과 사람, 데이터, 프로세스 등 세상에 있는 연결가능한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통합, 연결하여, 각각에 적합하게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개념이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 이제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초연결시대가 된 것이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초끈이론이 현실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초끈이론에서는 물리적 특성은 끈 고유의 진동수(파장)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는데, 이는 IoE시대에서는 사물 간 혹은 사람과 사물 간 주고받는 데이터 특성에 의해서 사물의 동작, 그에 따른 사람의 행동이 변화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미시와 거시세계 물질에 대한 통일역학 법칙을 찾고자 하는 시도에서 제시된 이론이 우리 생활에 구체적으로 실현됐다는 점에서, 어쩌면 우리는 전 세계를 잇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한 초연결 구현을 통해 만물 생성과 활동의 궁극적 원리를 찾아가고자 하는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미시에서, 거시, 다시 초거시적 세계로 이어지는 참으로 흥미로운 관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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