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의 대선주자 가운데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구설수에 휘둘리고 있다. 지난 19일 부산대학교에서 개최된 ‘안희정과 함께 대한민국’ 프로에서 한 말을 두고 안 지사가 몸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먼저 이견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안희정 지사는 행사 당일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평가하는 부문에서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들과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하시려고 그랬는데 그게 뜻대로 안 된 것”이라고 밝혔는데 자신이 말한 의외의 반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친문에서 안 지사에 대한 비난 수위가 높은데 정치적 의도도 엿보인다. 최근 대선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지사가 마(魔)의 20%선을 넘기며 맹추격해오자 그 세를 억누를 필요도 분명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전날 한 말을 두고 “안희정 충남지사의 말 속에 분노가 빠져있다”고 비판하며 날을 세웠고, 문재인계의 정청래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안 지사의 발언을 비난했던 일은 공교롭지가 않다.

19일 ‘즉문즉답’ 행사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과 관련해 안 지사가 행한 자신의 말이 일부 반발을 일으키자 안 지사는 “내 발언은 박 대통령의 선의라는 변명을 인정해도 그건 옳지 않다는 뜻”이라며 그날 행사에서는 반어법 화술과 비유를 했다는 것이다. 당내 일부세력들이 비난을 퍼붓고 문제시하고 확산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질의응답 어디에도 K·미르재단 두둔 발언이 없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시비가 그치지 않는 분위기다.

대선주자로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안희정 지사의 말을 두고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라 비난했고, 안 지사는 “지도자로서의 분노라는 것은 그 단어 하나만 써도 많은 사람들이 피바람이 난다”고 맞섰는바 문 전 대표가 다시 분노론으로 재반박했다. 대선주자들이 실언하면 안 되겠지만 과정상에서 전개되는 정상적인 말을 트집 잡는 정치적 공세는 바람직스럽지 않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 하버드대 교수는 정의(正義)는 행복, 자유, 미덕의 관점에서 정의(定義)하고 있으니 불의에 맞선 오직 분기탱천만이 사회정의가 아닌 것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성숙한 정치가 절실히 요구되는 현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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