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한겨울 한파와 더불어 눈이 펑펑 내리는 주말 광화문엔 인파가 넘쳤다. 국민의 존재를 보여주는 촛불시위의 열기가 날씨에 개의치 않음을 보인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원하는 염원이 작금의 적폐를 허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들의 염원이 지도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분명 국민들이 뽑은 국민들의 대표임에도 서로의 눈높이는 맞춰지지 못하는 운명인지 공약을 알릴 때는 국민들의 작은 마음도 다 포용하며 헤아릴 듯하지만 결국은 무늬만의 공약으로 매번 짝사랑하는 연인마냥 서운함과 실망이 더 크다. 이렇게 강렬한 마음을 보여주었으면 그 마음 알았다며 아우르는 리더의 모습이 필요할진대 그 누구도 이러한 마음을 아우르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지라는 말처럼 누구도 속내를 보이는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그 자리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제1 리더가 못하고 있다면 제2 리더라 아울러야 하는 상황이다. 하루만 살고 그 이후는 기약이 없는 삶이 아니라 무궁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내야 하는 국가의 사명을 알고 있다면 결코 편안히 그들을 보아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의 발전은 양적인 요구들의 해결이었다면 이제 질적인 요구들의 만족도를 제고할 때가 온 것이다. 국민 모두의 만족을 얻기는 힘들지만 공감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문맹률 1%의 교육 수준이 높은 국민들에게 과거와 같이 무조건적인 실행은 호소력이 낮다. 왜 그러한 정책을 실행하는지 정책 실행 후에 기대 효과는 무엇인지 사전 설명과 이해 그리고 공감이 필요한 것이다. 서로 다른 기대치에서 그러려니 하고 맡기니 결과물에 대한 설왕설래가 시작된다.

사전 정책의 충분한 이해를 얻고 해당 정책의 수혜자들에 의견도 포용하여 공감을 얻고 국민들의 호응을 얻어야 한다. 또한 결과물에 대한 사후 의견도 나눠야 한다. 서로의 인지 하에 해당 정책을 시행했고 단계적 시행으로 예상되는 효과를 공유했고 마지막으로 결과에 대한 사후 보고 및 의견들의 수렴으로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는 정책이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수순이라면 일방의 독자적 실행이 어렵고 단계마다 다수의 참여자와 점검이 가능하여 부정과 부패가 자리하기 어렵다. 또한 사후 소통의 기회로 해당 정책의 기획부터 결과 이후까지 모니터링이 되니 다음 정책 기획에서는 이를 참고할 수 있고 또한 해당 정책의 후속정책은 보다 온전한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과거 전쟁의 폐허에서 원조를 받아 생계를 걱정하는 나라에서는 지도자의 강력한 힘으로 정치와 경제가 조정됐다. 온 힘을 다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느라 정치를 보지 못했고 정치는 특정 계층의 세계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고교졸업자의 80% 이상이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손안에 휴대폰으로 전 세계의 모습을 초단위로 읽고 있다. 이제 강력한 힘은 한 사람의 절대 권력이 아닌 다수의 공감이 권력이 된다.

일방통행의 지시가 아닌 상호 소통의 협력이 지시가 되는 시대인 것이다. 모든 시대의 이양기는 혼란을 피할 수 없다. 지금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신구세대의 갈등의 표출이다. 다만 국내뿐 아니라 세계가 생각보다 힘든 시기인지라 그 혼란의 시기가 보다 짧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해를 시작했음에도 아직 새해를 맞이하지 못한 우리도 얼른 새해를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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