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선서를 통해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링컨 성경'과 어머니에게서 선물받은 가족 성경 위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자국의 이익 최우선 가치로
고립주의·보호무역주의 방점

독일·프랑스 등 EU와 대립각
‘양숙’ 러시아와 우호 분위기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입성했다.

정치경험이 거의 없는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대통령 자리를 꿰찬 데는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의 ‘새로운 미국’을 향한 갈망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열망으로 45대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른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 아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을 예고했다.

보호무역·국경 통제 등 세계화 물결에 역행하는 이 같은 정책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외교·안보 질서의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우선주의’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하겠다는 의미다. 대내적으로는 서민 일자리 창출과 이를 위한 미국 내 제조업 부활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대기업 오너 등을 접촉하며 신규 투자와 일자리 창출 약속을 받아냈고, 서민 일자리 창출을 위해 1조 달러(약 1176조원) 규모의 인프라 시설 투자를 약속했다.

국제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를 바탕에 두고 있다. 대선 당시부터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 무용론을 제기했고, CNN 방송에 따르면 취임 전날에도 “내각 주요 인사들의 상원 인준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 폐기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공약 이행에 착수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동맹관계도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해왔기 때문. 대선 기간에는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 100%를 부담하라” “100% 부담하지 않으면 철수하겠다” 등과 같은 압박을 가하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과도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의 난민 포용정책을 “재앙적인 실수”라고 비난하며 “영국에 이어 EU를 탈퇴할 나라가 추가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직접 결정한다”고 맞섰다.

반면 냉전 이후에도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온 러시아와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우크라이나-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내전’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양국은 당장 양국 관계에 급진적인 변화가 오지는 않을 테지만 이전보다는 호의적인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기간 트럼프가 “미-러 관계 개선을 위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인정할 용의가 있다” “자국 방식으로 시리아 내전을 종결시키려는 러시아의 구상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당선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책을 잇따라 지지하거나 옹호했다. 푸틴 역시 미국과의 향후 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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