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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흥미롭고 매력적인 것은 어떤 것이었는지? 눈으로 보고 이미 알아차리는 것은 무수히 많다. 이미 알아버린 식상한 모든 것이 훌륭하고 매력적이지는 않겠지만 훌륭한 대부분은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건축은 우리의 삶과 뗄 수 없는 식상함 이상의 무엇이 되어 있다. 고민 없이 주출입구를 찾고 급하게 찾지 않는 한 화장실이 어디쯤 있는지는 단번에 알아차릴 수도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삶의 패턴이 녹아 있는 것이 건축물이다. 흥미롭고 매력적인 것은 이런 일상에서 느끼기는 어렵다. 건축에서 흥미롭고 특이한 형태나 독특한 재료, 특히 극적인 재료들끼리의 예상치 않은 접합이 눈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라고 알고 있으며, 공간의 특별한 마주침은 마음을 더욱 동요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다.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은 좀처럼 마음속에서 지워 버리기 힘들다. 그렇다면 그 공간은 어떤 방법으로 구성되는 것인가?

사용자의 의도에 맞는 공간 규모와 형상, 구성 그리고 공간 간의 결합 방식이 중요하며 이야기가 있는 조율이 중요한 묘책으로 작용할 것이다. 공간도 하나의 건축물의 구성요소라면 요소를 잇는 전체 이야기가 있으면 더 좋다는 뜻이다. 음악은 악보를 보고 연주를 하듯이 좋은 악보가 있다면 더욱 풍성한 음악이 될 것이다. 건축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악보 같은 것이 있어서 공간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할 수 있다면…. 이것이 공간을 노래하는 악보, 즉 시나리오가 될 수 있겠다. 사용자를 분석하고 그에 걸맞는 시나리오를 짠 스토리라인에 입각해서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라면 흥미롭고 매력적인 공간이 창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림도 마찬가지로 보는 이에게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다른 차원의 흥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건축가에게 그림은 공간의 흐름을 연습하는 또 다른 형태의 실질적인 악보라고 봐도 될 것이다. 때로는 상상력마저 증폭시키면서 말이다.

수많은 다이어그램과 스케치들을 통해서 공간을 연주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진정한 시나리오가 짜여지는 악보가 된다면 흥미롭고 매력적인 다이어그램과 스케치가 특별한 건축물을 만들어 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바탕이 될 것이다.

괴테가 “음악은 흐르는 건축이고, 건축은 응고된 음악이다(Music is liquid architecture; Architecture is frozen music. by Johann Wolfgan von Goethe, 1749~1832).”라고 한 것은 그냥 나온 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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