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진보연대 주최로 3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 몰려든 시위대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탄핵안 표결 앞두고 최대규모

朴대통령에 ‘즉각퇴진’ 요구
정치권엔 ‘탄핵’ 메시지 전달
野 “새누리도 탄핵 동참해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 정국’이 안갯속에 휩싸인 가운데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탄핵을 요구하는 민심이 폭발적으로 재확인된 것이다.

지난 3일 전국 232만명(주최 측 추산) 규모로 모인 촛불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이는 오는 9일 진행될 탄핵안 표결에 앞서 박 대통령에게 즉각 퇴진을 마지막으로 호소하는 것이자, 탄핵안 처리에 대해 갈팡질팡하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 ‘탄핵 가결’이란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한 것이기도 했다.

이날 1600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오후 9시 30분 기준 서울 도심 170만명, 지역 62만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29일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서며 또 한 번 민주주의의 새 역사가 기록됐다. 이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 100만명의 두배 수준으로, 대한민국의 역사에 새로운 기록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지난주와 비교해도 40만명이 더 늘었다. 경찰 추산치 역시 최대시점 인원 기준 42만 4000명으로 6번의 촛불집회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촛불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또다시 갈아치운 것은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담화에서 즉각 퇴진을 거부하고, 국회에 공을 떠넘긴 데 대한 분노 표출로 해석되고 있다. 성난 민심은 법원 결정으로 행진이 청와대 100m 앞까지 허용되면서 청와대 코앞에서 더욱 가깝게 전달됐다. 특히 박 대통령 탄핵안 처리가 ‘캐스팅보트’인 새누리당 비주류의 입장 변화와 야당 공조 불협화음으로 지난 2일 처리가 무산되면서 민심의 분노를 더욱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새누리당 당사 앞으로 몰려가 탄핵 처리 무산에 대한 분노를 직접적으로 쏟아내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3000여명(주최 측 추산) 규모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를 연 이들은 ‘4월 퇴진, 6월 대선’을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적 계략”이라고 비난했다.

온라인상엔 ‘박근핵닷컴’이 개설돼 탄핵 여론 전달의 창구가 됐다. 일부 네티즌이 직접 만든 이 사이트는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검색해 탄핵 청원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루 만에 청원자가 60만명을 돌파하는 등 탄핵 여론이 폭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 촛불집회를 통해 하야와 탄핵에 대한 민심이 재확인됨에 따라 정치권 역시 ‘탄핵 결단’에 대한 압박을 더욱 크게 받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여야 정치권이 합의하면 퇴진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너무나 오만하고 믿을 수도 없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즉각적인 퇴진”이라면서 새누리당에 탄핵 동참을 요구했다. 국민의당은 “국민들은 더 이상 박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즉각적이고 완전한 퇴진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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