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금남로 촛불집회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오늘 촛불집회 장소는 80년 5월에 민주주의를 지키려다 많은 사람이 희생된 곳입니다. 그들도 ‘박근혜 하야’를 함께 외치고 있을 것입니다.”
촛불 집회에 참석한 이은숙(38, 전남 담양군)씨는 3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어 “정치는 정치인이 하지만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우리를 더 이상 속일 생각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시민은 이날 ‘근혜야 이게 나라냐’ ‘당신 때문에 나라가 슬프다’ ‘바른 세상’ ‘민주·인권·평화 광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체포하라고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촛불집회에 앞서 광주 동구 금남로 2가 우리은행 앞에서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해 “비바람이 불고 폭풍이 불어도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광주 시민이 끈질기게 촛불집회에 동참해 달라”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박근혜는 피의자 신분으로 이제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촛불집회에 앞서 6m 높이의 대형 ‘소녀상’이 등장해 시민의 눈길을 끌었다. 이 소녀상을 제작한 이성웅 작가는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작 동기에 관해 설명했다. 이 작가는 “어느날 한일 위안부 관련 뉴스를 시청하다 화가 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을 생각하다 ‘소녀상’을 만들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선 또 실제 쇠창살로 만든 감옥에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새누리당을 하옥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광주시 동구 만경사 증현스님은 “새누리당은 박근혜 퇴진 일자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 부역정당이자 공범정당인 새누리당의 해체는 민심의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퇴진 일자는 국민이 결정한다. 질서 있는 퇴진은 없다. 즉각 퇴진만이 나라의 기본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면서 “범죄자 박근혜가 자신의 혐의를 세탁하는 시간을 허용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승아(살레시오여자중 2학년) 학생은 자유발언을 통해 “어렸을 때 꿈은 대한민국 여성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현 대통령이 제 꿈을 단번에 빼앗아 갔다”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위해 한 게 무엇이 있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실을 밝히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당신의 하야는 대박이다. 이 작은 촛불이 모여 조만간 커다란 진실이 되리라고 믿는다”면서 대국민 파이팅을 외쳤다.
안영진(73, 광주시 광산구)씨는 “국민을 배신하고 국민을 울게 한 대통령은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며 “지금 전 국민이 홧병이 났다. 무엇으로 달랠 것인가”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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