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 헌혈인구 감소
매년 ‘300만명’ 헌혈자 필요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저출산으로 인해 10대 헌혈 가능 인구가 줄면서 혈액수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사가 28일 지난 1월부터 9월까지의 헌혈 실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줄어든 194만 543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헌혈 가능 인구 중에서도 10대와 20대의 헌혈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30대 이상인 중장년층의 헌혈 실적은 8.2% 증가한 반면 헌혈이 가능한 10대(16~19세)의 헌혈 실적은 15.1% 감소한 59만 7255건으로 나타났고 20대의 경우도 13.5% 감소한 81만 792건이었다.

10대와 20대의 헌혈 실적 감소는 저출산에 따른 10대 인구 감소로 분석된다. 대한적십자에 따르면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5년(2016~2020년)간 매년 평균적으로 12만 5000여명의 10대 헌혈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최근 2년간 전체 헌혈자의 66.9%가 학생과 군인에 해당할 정도로 10대와 20대의 헌혈 공급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대한적십자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수혈용혈액의 경우 자급자족하고 있지만 의약품의 원재료가 되는 혈장성분의 경우는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수입하지 않고 혈액을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는 연간 약 300만명의 헌혈자가 헌혈에 참여해야 한다. 헌혈자수 누계는 27일을 기준으로 214만 6484명이다.

아직 적정 혈액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 2015년 의료기관에서 요구되는 혈액량보다 헌혈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부족한 상황이 나타나면서 혈액 공급은 갈수록 악화될 우려가 높다.

대한적십자는 3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헌혈 확대를 통해 10대와 20대의 헌혈 의존도를 낮춰갈 방침이다. 국민안전처와 각 지자체 등과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사랑의 헌혈 릴레이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며 민방위 훈련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헌혈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대한적십자 혈액관리본부는 지난 4일부터 ‘나눔히어로즈’를 운영하고 있다. 나눔히어로즈는 상대적으로 헌혈자가 감소하는 동절기(1~2월) 등 특정시기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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