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뭄으로 인해 25일 오후 나주시 왕곡면 행전리 행장마을의 한 밭에서 작물이 말라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가뭄 장기화 땐 피해 확산 우려

[천지일보 나주=김태건 기자] 전라남도 서남부권의 가뭄이 극심해 가뭄 수준이 관심 단계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됐다. 이에 따라 비교적 내륙인 나주 지역도 25일 현재 본격적인 가뭄 피해의 전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나주시 동수동 동방마을 양남기(57) 이장은 수리시설이 비교적 잘된 논농사는 아직 걱정이 없지만 “과수원 밭은 수리시설이 잘 안 된 경우 일부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밭농사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나주시 왕곡면 행전리 행장마을은 곳곳에 보이는 밭이 말라가고 있었다.

논·밭농사를 고루 짓는 이 마을 토박이 김장현(81)씨는 “논농사는 저수지가 잘돼 있어 괜찮지만, 지난 7월부터 밭에서는 물기를 찾아볼 수가 없다”고 걱정했다.

김씨는 경작하는 밭을 보여주며 “밭에 호스를 깔아 매일 물을 주고 있으나, 하루라도 거르는 날엔 땅이 바싹 말라버린다”면서 “물을 주는 효과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구마 같은 경우는 줄기가 뻗지 못하고, 땅콩·생강 같은 작물은 알이 커야 하는데 크지 못하고 말라가고 있다”고 했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현재 도내 강우량은 221㎜로 평년 443㎜의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남 평균 저수율은 48%로 평년 67%의 72%에 불과하다.

그러나 오는 9월 초까지 특별한 비 예보가 없어 가뭄 피해 지역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지금까지 이번 가뭄으로 전체 벼 재배 면적의 3%인 5073㏊와 밭작물 4884㏊ 등 총 9957㏊가 가뭄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적으로 집계하고 있다.

전종화 전남도 농림축산식품국장은 “비 예보가 당분간 없기에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가뭄 대책 상황실을 운영한다”며 “매일 시·군별 가뭄 상황을 파악해 지역실정에 맞는 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는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비비 15억원을 긴급 투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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