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재학생을 대상으로 연 ‘총장과의 열린 대화’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날 40여명의 이화여대 재학생이 최 총장과 대화를 나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학교의 적극적인 소통·안내 필요”

[천지일보=김빛이나 인턴기자] 학생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재학생과의 대화의 장을 열어 40여명의 학생과 첫 공식 대화를 나눴다.

최 총장은 24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ECC건물 이삼봉홀에서 ‘총장과의 열린 대화’를 열고 이화여대 재학생 40여명과 2시간 3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주요 대화 내용은 현 사태에 대한 질문과 향후 계획, 학내 현안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소통방법에 대한 제안이었다.

학교에 따르면 대화에 참여한 한 학생은 7월 30일 투입된 1600명 경찰 병력과 관련해 학교의 요청이 있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교직원의 계속된 구조 요청으로 부득이 서대문경찰서로 구조 요청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며 “교직원 구조를 요청했을 뿐 경찰의 규모를 정해 요청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이유를 막론하고 사전에 경찰 규모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부분과 교내 대규모 경찰 병력이 들어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학생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변호사 자격의 법대 교수와 동문을 확보해 법률 지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 학생은 “게시판에 알렸다고 모든 학생이 다 알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학교 측에 학생이 선호하고 많이 사용하는 (SNS와 같은) 소통방식을 반영한 소통 체계 구현을 제안했다.

최 총장이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일부 학생은 모자와 마스크를 작용하고 ‘면대면 강요는 대화가 아닌 폭력입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또 다른 학생들은 최 총장이 대화를 마치고 퇴장할 때 “총장님 사퇴해 주세요”라고 외쳤다.

본관 점거 농성을 진행하는 학생들은 “총장 사퇴가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불통·불신·기만과 경찰 병력 투입 등으로 얼룩진 과거 위에서 어떤 희망의 싹도 자라날 수 없기에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이날 ‘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총장 사퇴 서명에 교수 191명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비대위는 “소통 부재와 일방적 리더십으로 학생의 자존감과 교수의 권위를 실추시킨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학교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은 3일 학교 측의 철회 발표가 있었지만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최 총장이 사퇴하기 이전에는 본관 점거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학교는 재학생들에 이어 졸업생들과도 공식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자 26일 오후 7시 ECC 이삼봉홀에서 ‘총장과의 열린 대화 둘째 마당: 졸업생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을 연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